긴 연휴 후유증에 시달리고들 계실지 모르겠으니, 오늘은 책 — 원래는 제목을 타이핑할 때마다 꽤 곤란한 《구불구불 빙빙 팡 터지며 전진하는 서사》 이야기를 하려고 했으나 — 말고, 〈서울외계인〉과 독자 여러분이 소통할 가능성에 관해 얘기해 보죠.
'뉴스레터'라는 것이 송신과 회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이메일을 사용하고 있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쌍방향스러운 매체인 것 같지만, 조금만 비관적으로 들여다보면 편지 또는 우편이라는 은유에서 온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회신이 필요한 편지보다는 읽고 버리거나 읽을 필요도 못 느끼는 홍보 전단지 같은 일방적인 매체에 더 가까울지 몰라요.
그 홍보 전단지도 기억은 안 나지만 언젠가 내가 신청했다는 점에서 뉴스레터와 별 차이가 없죠.
제 경우에는 확실히 FOMO (Fear of Missing Out) 때문입니다.
뉴스레터를 구독할 때는 분명히 얻을 수 있는 어떤 가치를 떠올렸는데 사실상 모두 읽기에는 벅차서 메일함에 쌓여만 가고, 구독을 취소하면 그 상상했던 가치를 영영 잃을 것 같은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취소를 막는, 그런 궁지에 빠지는 것이죠.
제가 상상했던 이상적인 상황은, 제 뉴스레터는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독자들은 그것에 찬성하기도, 반대하기도, 전혀 다른 얘기를 하기도, 후속 뉴스레터의 주제를 제안하기도, 답답하다며 자기가 직접 뉴스레터를 만들기도 하면서 결국에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서울외계인〉과 독자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이메일 밖에 없습니다(또는, 거의 가능성은 없지만, SNS을 방문해 댓글이나 DM을 보내는 방법도 있긴 하죠).
서브스택은 그나마 여러 소통 기능이 있었지만, 지금 사용중인 스티비는 댓글 기능조차 없죠.
제가 던지는 얘깃거리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기능을 만들면 그들이 사용하리라'는 자기최면은 위험하다는 걸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사태만 봐도 알 수 있죠.
그 반대로, 기술은 무시하고 진정성만으로 가려보겠다는 승부도 거부합니다.
그래서, 몇 가지 소통 방식(또는 기능)을 시도합니다.
자체 댓글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뉴스레터 매호마다 제 홈페이지(seoulalien.com)에 같은 호의 글을 만들고 그 글에 댓글을 다는 방식입니다.
고육지책이긴 합니다만, 이번에 적용한 'Commento'는 꽤 안정적이고 쓸만한 댓글 서비스입니다.
'680호 댓글 달기' 버튼을 누르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댓글은 익명으로도 쓸 수 있는데, 여러 로그인 방식을 지원하니까 이왕이면 연속성을 위해서 로그인해서 쓰시는 걸 권합니다.
아무말이나 상관 없으니까 테스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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