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에르노의 《칼 같은 글쓰기》를 펼친 지는 꽤 됐는데 앞으로 나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평범', '일반', '보통' 등과는 전혀 상관 없어보이는 작가가 써놓으니 도중에 몇 미터쯤 되는 높이의 과속방지턱과 계속 마주칩니다. 그리고는 한참을 돌아갑니다.
《칼 같은 글쓰기: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와의 대담》 아니 에르노·프레데리크 이브 자네(지음), 최애영(옮김), 문학동네, 2005 Annie Ernaux, L'Ecriture Comme un Couteau (2003)
전텍스트는 초고가 아니다
오늘은 "전(前)텍스트"라는 방지턱에 부딪혔습니다.
어떤 경우 혹은 어떤 순간에는, 여러 전(前)텍스트들을 포함하는 작업장과 내면일기 사이에 대상과 내용 차원의 느리고도 지속적인 이입이 이루어집니다. 다른 어떤 일기와의 관계에서보다 더욱 풍부하게 말이죠. 그러나 이것은 결코 글쓰기 차원에서의 경계 허물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