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슐러 K. 르 귄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이해되고, 설득되며, 문장은 즐겁고, 재밌기까지 하다.
내가 스무 살 안팎에 르 귄의 글을 읽었다면, 어쩌면 소설가를 꿈꿨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 나이에 그의 글을 이해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판타지 작가로서의 정수는 물론 소설에 있겠으나, 그의 강연, 에세이, 서평 등을 1990년대 한국에서 읽는다는 것은, 영어를 잘 하고, 원서를 구할 수 있고, 꾸준히 읽고자하는 열망 등이 없으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을 것 같다.
르 귄의 책 중 인터넷서점에서 검색되는 최초의 한국어판은 1995년에 고려원에서 출간된,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날개 달린 고양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어둠의 왼손》 한국어판도 1995년에 출간됐으나,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SF 소설이 한국에서도 간신히 주목을 받게 되면서 2002년에 《빼앗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