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왜 읽은 걸로 기억하고 있었을까? 여기저기서 추천하는 글을 봤을 때도 '이거 이미 읽었지'하고는 다른 그래픽 노블의 내용을 떠올렸다. 2022년 당시의 구매목록을 보니 이때 산 책들은 독서용이 아니라 '소비용'이었던 듯하다. 무엇으로라도 채우고 싶었던 때.
책장 아래쪽에 꽂혀있던 평범한 책등의 이 책이 왜 두드러져 보였는지, 요즘 당연한듯이 향하게 되는 '그 주제'와는 왜 이어지는지 잠시 생각했다. "펀 홈(Fun Home)"은 당연히 '즐거운 집'이 아닐 것이라 예상했다. "가족 희비극"이라는 부제를 강조하기도 했고, 즐거움만 가득한 책이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