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학년 때 한껏 의욕에 부풀어서는 소설 쓰는 방법에 관한 책을 들고 도서관에 갔었다. 도중에 마주친 동기가 내가 들고 있던 책을 보고는 비꼬듯이 "소설 쓰기를 책으로 배우려고?"라며 지나갔다. 당시에 문학은 오로지 '진정성' 있는 경험으로부터 시작하고 창작은 이론이나 방법으로 배울 수 없는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했던 것 같다.
그땐 모든 것에서 진정성을 앞세웠는데, 그만큼 가짜가 많은 시대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진정성은 깨끗이 닦은 거울 같은 것이기도 해서, 그저 자신만의 신념만을 비춰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을 타인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려면 여럿의 손자국으로 더러워진 거울이 될 수밖에 없고, 그때마다 계속 닦아가며 내 '진짜' 진정성을 새롭게 발견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