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의 〈경험과 빈곤〉 (1933)을 제대로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다른 책들에서 그렇게 많이 언급되었음에도 왜 계속 놓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량도 고작 열 페이지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이 글은 발터 벤야민 선집 5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 폭력비판을 위하여 / 초현실주의 외》에 수록).
저의 주관심사인 서사, 문화, 경험에 관한 벤야민의 당시 — 1933년에 발표된 글로, 히틀러가 연립내각의 총리가 되어 공산당 탄압을 시작하고, 노동조합을 금지시키고, 일당 독재를 확립하고, 제네바 군축회의 및 국제연맹에서 탈퇴하고, 아인슈타인·토마스 만·츠바이크 등이 미국으로 망명한 해 — 전망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짧지만, 이해 못 하는 부분을 파고들기 시작하면 벤야민 사유의 지도가 넓게 펼쳐집니다. 그의 글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